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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채용 논란 들여다보니

2018년 11월 05일(월) 제581호
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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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교통공사 특혜 채용 의혹 논란이 뜨겁다. 한 자료에 따르면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 중 재직자의 친인척은 112명(8.7%)이다. 서울시는 실체 없는 의혹이라고 주장한다.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특혜 채용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작은 서울시 국정감사를 앞둔 10월16일 자유한국당 유민봉 의원실이 공개한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재직자 현황 조사’ 자료였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임직원 1만7000여 명 가운데 1900여 명(11.2%)이 6촌 이내 친인척 관계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건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일반직)으로 전환된 1285명 중 서울교통공사 재직자의 친인척이 108명(8.4%)이라는 수치였다. 무기계약직은 일반직에 비해 채용 전형이 간단하다. 유민봉 의원은 “정규직으로 전환될 거라는 내부 정보를 알고 무기계약직으로 들어온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정감사에서 특별한 화제를 만들지 못하던 자유한국당도 당 차원의 화력을 이 이슈에 집중했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10월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 연속 기자간담회를 열고 특혜 채용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교통공사 설명에 따르면 유민봉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는 서울메트로(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가 통합하면서 사내 가족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용도로 올해 3월 진행된 조사 결과이다. 두 공사는 지난해 5월 합병했다. 서울교통공사는 10월24일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친인척 4명을 추가로 확인했다며 인원을 108명에서 112명으로 정정했다.
ⓒ시사IN 조남진
2016년 5월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청년을 추모하는 메시지가 구의역 승강장에 부착돼 있다.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직원 1285명은 올해 3월1일 전원이 일반직(정규직)으로 편입됐다. 지난해 7월17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에 있는 무기계약직 2442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한 방침에 따른 조치이다. 고용 안정성은 보장되지만 임금체계와 승진제도, 복리후생 등 근로조건이 일반 정규직보다 열악한 무기계약직이 ‘중규직’으로 불리며 또 하나의 차별이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의 무기계약직 채용 경로는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2016년 5월 구의역 사고 이전에 무기계약직이 된 직원들이다. 2007년 7월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근로 기간 2년이 지나고 상시·지속 업무를 하는 계약직 노동자들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전체 무기계약직 1285명 가운데 352명이 여기에 속한다. 이 가운데 교통공사 재직자 친인척으로 확인된 직원은 37명이다. 직위 해제된 인사처장 김 아무개씨의 배우자가 이 유형에 해당한다. 김씨의 아내는 2001년부터 기간제인 식당 조리원으로 근무하다 2007년 비정규직 보호법이 도입되며 무기계약직이 됐다.

두 번째는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고용 승계된 용역업체 직원들이다.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혼자 스크린도어를 고치던 김군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안전의 외주화’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한 달 뒤인 2016년 6월 박원순 시장은 안전 업무를 무기계약직으로 직영화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한다. 이에 따라 김군과 같은 용역업체 직원들이 제한 경쟁을 통해 무기계약직으로 서울교통공사에 입사했다. 당초 대상자는 466명이었으나 서울메트로 출신 전직자 136명이 제외되고, 용역업체 채용 과정에서 비위가 확인된 17명이 탈락해 총 313명이 고용 승계됐다. 이 중 친인척으로 파악된 인원은 37명이다.

마지막으로 구의역 사고 이후 무기계약직 공채를 통해 입사한 이들이 있다. 사고 원인으로 안전 인력 부족이 지목되면서 서울교통공사는 2016년 9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안전 업무 직군에 무기계약직 620명을 채용했다. 학력과 가족 사항 등을 가린 블라인드 채용으로 1900여 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3대 1이었다. 무기계약직 공채 입사자 가운데 38명이 재직자의 친인척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규정에 따라 채용 절차를 거쳤고, 친인척 숫자만 제시됐을 뿐 제기된 의혹 대부분이 명확한 실체가 없다고 주장한다. 진성준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10월23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계획적인 부정이나 조직적인 비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개인적 일탈이 있을 수도 있어 감사원에 감사를 맡겨 객관적으로 규명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채용 과정을 살펴보면 박원순 시장이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밝힌 지난해 7월 이후 무기계약직 채용은 없었다. 무기계약직 신규 채용 마지막 공고는 2017년 3월17일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의 제보에 따르면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리라는 소문이 일찍부터 퍼졌다”라고 밝혔다. 내부 정보를 미리 입수한 재직자의 가족들이 비교적 입사가 쉬운 무기계약직 일자리에 들어간 다음 정규직 전환의 수혜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는 “정규직 전환을 미리 아는 것은 일정상 불가능하다”라는 입장이다. 조성주 서울시 노동협력관은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 정책 입안 단계부터 이 업무를 총괄했다. 그는 “2016년까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계약직이나 용역업체 직원의 신분을 무기계약직으로 변경하는 것을 뜻했다. 무기계약직은 근로 기간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법률상 이미 정규직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 보도와 달리 서울시가 추진한 ‘정규직화’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조 협력관에 따르면 서울시에서 산하기관 무기계약직-정규직 전환 논의가 시작된 건 2017년 4월부터다. 박근혜 정권까지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길 자체가 막혀 있었다. “공공기관에서 일반직(정규직)을 늘리려면 중앙정부에서 일반직 정원 확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이 정원을 절대 늘려주지 않았다.” 무기계약직 채용이 마무리된 2017년 3월까지 정규직 전환 정책을 논의하는 회의나 이러한 내용이 담긴 내부 자료가 있을 수 없었고, 사전적으로 정보를 입수하는 것 또한 불가능했다.

“비정규직 채용 절차의 특수성 고려해야”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비정규직 채용 절차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 중 다수는 이전에 서울교통공사에서 기간제로 일하거나 용역업체에서 일하다 무기계약직이 된 사람들이다. 이런 자리는 보통 공채를 하지 않고, 한다고 해도 근로조건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모집이 잘 안 된다. 그 때문에 비정규직 고용 자체가 지인이나 친인척의 소개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다.”

친인척 특혜 채용 논란 이전에도 서울교통공사의 정규직 전환 방침은 뜨거운 감자였다. ‘무기계약직은 직장 내 차별’이라는 문제의식 반대편에는 ‘정규직 전환 과정이 불공정하다’라는 불만이 상존했다. 서울교통공사의 기존 정규직 직원 400명과 일반직 공채 탈락자 114명은 지난 3월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다.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 소원도 청구했다. 여론도 ‘차별 반대’보다는 ‘채용의 공정성’을 지지하는 쪽이 우세하다. 자유한국당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함께 서울교통공사를 포함한 공공기관 채용 특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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