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뉴스(허위 정보)’는 민주주의를 곤란하게 한다.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여론을 왜곡시킨다. 11월24일 지방선거를 앞둔 타이완도 가짜 뉴스 몸살을 앓고 있다. 타이완 지방선거는 시장 및 시의원 등 9개 분야 공직자를 한 번에 선출해 ‘구합일(九合一)’ 선거로 불린다. 유권자 약 1800만명이 모두 1만1130명에 달하는 공직자를 선출하는 대형 정치 이벤트다. 같은 날 탈원전 폐지 여부·동성혼 합법화를 포함해 모두 10개 안에 대한 국민투표도 동시 실시된다.

 

 


타이완 시민사회는 지난 7월 가짜 뉴스를 감시하는 ‘타이완 팩트체크센터’를 꾸리고 대응에 나섰다. 선거를 앞두고 좀 더 전문적으로 뉴스를 검증할 필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타이완 팩트체크센터 황자우훼이(黃兆徽) 편집국장은 타이완 공영방송 PTS(Public Television Service) 앵커 출신으로 타이완 대학 신문방송대학원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타이완 주류 미디어는 선정성이 강하고 때로는 매체 스스로 가짜 뉴스의 전달자 노릇을 합니다. 정치 성향에 따라 친중국·반중국 극단으로 나뉜 언론에서는 최소한의 중립을 지키려는 노력 역시 보기 어렵습니다. 특정 매체나 기자를 망신 주려는 게 아니라 공론장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개입이 필요하다는 시민사회의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양안 관계 관련 뉴스 외에도 동성혼·탈원전 이슈 등 여론을 달구는 뉴스들이 타이완 팩트체크센터의 주요 감시 대상이다.

 

 

 

 

ⓒ시사IN 신선영타이완 팩트체크센터의 류루이징 편집자, 황자우훼이 편집국장, 황훙위 편집자(왼쪽부터).

타이완 팩트체크센터는 정루이청(鄭瑞城) 전 교육장관을 위원장으로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두고 사실 확인에 대한 전문적 조언을 받는다. 정부 지원은 일절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현재는 황자우훼이 편집국장과 기자 출신 황훙위(黃泓瑜), 언론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류루이징(劉芮菁) 두 편집자가 팩트체크를 전담한다. 세 사람은 자원활동가 지원자를 대상으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도 담당하고 있다. 타이완 팩트체크센터는 전 세계 56개국 225명의 팩트체커가 가입된 국제팩트체킹연대(IFCN: International Fact Checking Network)에 11월2일 57번째로 가입됐다.

 

 

 

 

기자명 타이완/글 장일호 기자·사진 신선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 ilhosty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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