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건전화’ 계획

이명박 정부에서 ‘건전’은 보수의 다른 이름이었다. 〈시사IN〉이 입수한 영포빌딩 이명박 청와대 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시민사회나 국가인권위를 건전화”할 계획을 세웠다. 또한 “건전단체 지원과 공동대응 체계 구축”을 모색했다.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시민단체나 인사에 대해서는 ‘좌편향’이라는 이념 딱지를 붙여 활동을 위축시켰다. 반면 친이명박 단체나 인사는 탈이념적인 ‘건전’이라는 이름을 붙여 적극 지원했다.

2009년 11월27일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2010년도 업무계획 보고’를 작성했다. 정무수석실의 시민사회비서관실에서는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체계 개선 △건전단체와의 소통 및 활동영역 확대 지원 △과거사위 및 정부위원회 정비와 같은 주요 업무별 추진을 계획했다. 목표는 “시민사회 건전화 및 우군화 통한 국정 운영 기반 확대”라고 명시해뒀다.

이러한 업무계획 보고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는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체계 개선’은 블랙·화이트리스트를 떠올리게 한다. 반대로 ‘건전단체와의 소통 및 활동영역 확대 지원’에는 세 가지 하부 항목이 따라붙었다. 이명박 청와대는 현안이 발생하면 건전단체와 공동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건전단체가 저변을 넓힐 수 있도록 지원하며, 언론단체 육성·지원으로 문제 매체를 견제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명박 청와대 시민사회비서관실은 2010년 업무보고 계획을 세우면서 독립된 정부기구까지 문제라고 지적했다. “진화위(대한민국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민보상위(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 친일반민족위(대한민국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 등 과거사위원회의 기한 내 종결” “국가인권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등 과거 문제 위원회의 운영 건전화”를 목표로 했다.

실제 이 기구들은 활동 기간이 연장되지 못하고 종료했다.

기자명 시사IN 편집국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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