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허위 정보의 확산에 취약한 국가 중 하나다. 페이스북은 국가마다 제3의 기관으로 하여금 ‘팩트체크’를 통해 가짜 뉴스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래플러〉와 〈베라파일(VERA Files)〉이 그 검증 기관이다.
2008년 6월, 베테랑 여성 저널리스트 6명이 의기투합해 단발성 기사를 지양하고 심층보도를 추구하는 매체를 창간했다.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로 시작했다. 〈베라파일〉은 2017년, 필리핀 언론 최초로 국제팩트체킹연대(IFCN)의 회원이 되었다. 기자 10여 명이 한 달 동안 팩트체크 기사 30여 개를 내보낸다. 〈베라파일〉이 페이스북 상의 어떤 콘텐츠를 ‘가짜’라고 분류하는 순간, 해당 게시물의 노출 정도가 현격히 줄어든다. 만일 누군가 그 게시물을 공유할 경우 가짜 뉴스로 분류된 콘텐츠라는 ‘팝업 창’을 보게 된다.
가짜 뉴스를 판별하는 데 짧게는 몇 시간, 길게는 몇 달이 걸린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콘텐츠의 출처를 찾아 원본과 비교하는 것이다. 긴 시간이 걸리는 건 대체로 정부기관의 공식 문서를 검토할 때다. 두테르테 정권 들어 정부 데이터에 접근하는 일이 까다로워졌다. 〈베라파일〉은 최근 푸에르토프린세사 지역 축제에 참여한 대통령의 연설에서 사실관계가 틀린 곳 9군데를 발견했다. 두테르테 정부가 벌이고 있는 ‘마약전쟁’의 근거가 되는 데이터도 틀렸다는 걸 밝혀냈다. 당시 정부는 전국의 마약중독자가 총 400만명이라며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공식적인 데이터는 180만명이었다. 정부 정책의 기초가 되는 자료가 거짓이었던 셈이다. 또한 정부는 마약 근절을 위해 싸우는 동안 매일 2명의 경찰을 잃었다고 주장했지만 확인 결과 20일마다 평균 3명이 죽었다. 엘렌 토르 데 실라스 〈베라파일〉 대표는 “가짜 뉴스는 민주주의를 저해하고 혼란을 준다. 그것과 싸우는 데 단지 팩트체크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여론도 있지만 하나의 방법인 것만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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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전매] 기사는 국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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