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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간 고치기는 왜 늘 뒷북인가

2019년 01월 08일(화) 제590호
강릉·김연희 기자 u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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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어촌 소득 증대를 위해 도입된 농어촌 민박 제도는 안전 관련 조항이 느슨하다. 사건 이후 강릉시는 유관 기관과 합동으로 농어촌 민박 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지난 12월19일 강릉시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국립과학수사대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저동 경포대 주차장에 내리자 화살표가 그려진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아라레이크 펜션 200m.’ 서울 대성고 학생 10명이 묵었던 이 펜션은 경포대와 경포호에서 걸어서 5분이면 닿는 거리에 있었다.


지난 12월18일 오후 1시12분, 아라레이크 펜션 201호에서 투숙하던 대성고 학생들이 객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구조대가 도착했을 당시 3명은 사망했고 7명은 의식이 없었다. 이날 오후 1시30분 시작된 현장 감식은 밤 10시30분까지 계속됐다. 경찰은 1차 합동감식에서 보일러 본체와 배기관이 1~2㎝ 어긋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또 보일러를 가동해본 결과 이 틈새로 배기가스가 누출됐다고 밝혔다.

사고를 당한 대성고 학생들은 올해 수능시험을 본 3학년으로 학교에 현장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2박3일 일정으로 여행을 왔다. 학생들이 펜션에 도착한 건 12월17일 오후 3시40분. 잠시 뒤인 오후 4시 펜션을 떠났다가 저녁 7시쯤 택시 3대에 나누어 타고 돌아왔다. 펜션 앞에 있는 천막에서 고기를 구워먹은 학생들은 저녁 9시 식사를 마쳤다. 그 뒤 201호로 올라가 줄곧 방에 있었다. 펜션 1층에 머무르던 주인은 새벽 3시까지 학생들의 인기척이 들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펜션 바로 옆집에 사는 고 아무개씨(69)는 사고 당일 오전 10시쯤 마당에서 펜션 주인과 담배를 피웠다며 안타까워했다. “(주인과) 잠깐 얘기를 했는데 학생들에 대한 건 없었다. ‘그때 확인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조용한 마을에서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다.” 


2014년 지어진 이 건물은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업소로 이용됐다. 건물을 임차한 김 아무개씨는 2018년 7월24일 농어촌 민박으로 등록하고 펜션 영업을 시작했다. 농어촌 정비법에 따르면 농어촌 민박 사업은 ‘농어촌 지역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단독주택’에서만 할 수 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김씨의 주소지는 경기도 부천으로 돼 있지만 이곳 펜션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위법 여부는 수사 사항이다”라고 말했다.

학생들 묵던 방에는 실리콘 발라져 있지 않아


농어촌 소득 증대를 위해 도입된 농어촌 민박 제도는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시설보다 안전 관련 조항이 느슨하다. ‘농어촌 민박 사업의 서비스 안전기준’에는 가스보일러 등 난방시설 점검 규정이 없다. 가스보일러 본체와 연통의 연결 부분은 내열 실리콘으로 접합해야 하는데, 학생들이 있던 201호 객실 보일러에는 실리콘이 발라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시는 1월31일까지 강릉소방서,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합동으로 지역 내 629개 농어촌 민박 시설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은 숨진 학생 3명의 직접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이라고 밝혔다. 유족의 뜻에 따라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2월19일 학생 3명의 시신은 서울까지 헬기로 옮겨졌다. 강릉 고려병원 장례식장과 구급차 주위를 경찰 30여 명이 에워쌌다. 병원 맞은편 건물에서 사람들이 이 모습을 지켜보자 현장을 지휘하던 경찰이 소리쳤다. “보지 마세요. 가족들이 원치 않습니다.” 발인은 12월21일 진행됐다.
사고 발생 9일째인 12월26일 현재 부상당한 7명 중 3명은 회복해 퇴원했고, 4명은 치료를 받고 있다. 이날 경찰은 한국가스안전공사 강원영동지사와 액화석유가스(LPG) 공급업체, 보일러 시공업체, 펜션 건축 시공업체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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