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계 여성인 코르테스 의원은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라고 부른다. 지난해 6월 뉴욕주 민주당 후보 예비선거에서 10선의 거물 정치인 조지프 크롤리 의원을 꺾었다. 이후 할리우드 연예인급 인기를 몰고 다니는 코르테스 의원의 애칭은 이름의 앞 글자를 하나씩 딴 AOC. ‘라틴계 여성’이지만 ‘정체성의 정치’보다는 모든 집단을 아우르는 다수파 정치를 지향한다.
하원 의원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미국의 현 시스템을 뿌리째 뒤흔들 수 있는 사회주의적 개혁 방안을 연거푸 쏟아냈다.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데다 고비용으로 악명 높은 미국의 건강보험 시스템을 ‘모두를 위한 의료보장(Medicare for All)’으로 개편하고, 연소득 1000만 달러 이상의 부자에게는 70%의 한계세율(연소득 1300만 달러인 경우 1000만 달러를 초과하는 300만 달러에 70%의 세율을 적용)을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코르테스 의원의 정책 가운데 백미는 ‘그린 뉴딜’이다. 10년 내로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에 대규모 공공자금을 투자해서 환경은 물론 일자리 문제까지 해결하는 방안이다. 6조600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자금을 재정적자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의 이론적 기반으로는, 대규모 재정적자를 적극 주장하는 현대통화이론(MMT)을 제시했다. 현재 서방국가들의 학계와 언론계에서는 MMT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년 연설에서 ‘사회주의 정책들이 미국을 베네수엘라로 만들 것’이라며 유권자들의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했다. 코르테스 의원은 경제전문지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겁먹은 것 같다”라며,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개인주의적이고 SNS에 익숙한 신세대)는 민주사회주의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우리에게 민주사회주의는 붉은 도깨비가 아니다. 현대 세계에서 성공적인 것으로 증명되었으며 이미 시스템과 국가로 존재한다.” 그런 시스템 중 하나가 핀란드·캐나다·영국·한국 등에서 시행해온 ‘단일 의료보험 체계(하나의 공공기관이 모든 병원 및 시민에게 일괄적으로 보험계약을 제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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