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골도란 이름은 ‘맹수같이 사나운 바다를 끼고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과거 목포에서 이틀에 한 번씩 여객선이 오가던 시절(6시간30분 소요)에는 파도가 높아지면 맹골도 코앞에서 뱃머리를 돌리기 일쑤였다. 그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맹탕 골탕만 먹이는 섬’이라 부르며 푸념했다고 한다.

맹골도는 죽도, 곽도와 함께 맹골군도를 이룬다. 동·서 거차도와 맹골군도 사이 해역을 맹골수로라 부르는데 우리나라에서 조류가 빠른 곳으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서해와 남해가 나눠지는 모서리에 위치한 바다여서 배가 하루 수백 척씩 오가지만 수심이 깊고 거칠어 선박사고가 빈번했다.

육지와 먼 섬인 만큼 내연발전소가 가동되고 곽도, 죽도와 전력을 나눠 쓴다. 맹골도는 높이 130m의 깃대산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섬 능선이 형성되어 있으며 북쪽 해안은 직벽의 해식애가 이어진다.

ⓒ김민수해안절벽에서의 캠핑

맹골군도의 섬들은 공통적으로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두드러진다. 여느 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펜스나 데크 하나 조성되지 않았고, 마을을 조금만 벗어나도 거리낌없이 자라난 초지가 구릉을 타고 펼쳐진다.

북쪽 해안절벽의 초지 위에 설영했다. 바닥은 고르지 않았지만 짙푸른 바다와 무인도 명도를 배경으로 하는 텐트 뷰는 가히 익스트림의 극치를 자아낸다. 겨울철 야영 시 사나운 북풍에 맞서 견디려면 바람 방향을 읽고 ‘팩 다운’을 단단히 해야 한다. 여정에 나서기 전 계절과 장소, 캠핑 테마에 맞는 장비를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자연산 돌미역은 최상품

맹골군도 섬에 사람이 가장 많이 들 때는 미역철인 7~8월경이다. 이곳의 자연산 돌미역은 한 뭇(20장)에 80만~90만원을 호가하는 최상품이다. 그런 이유로 미역철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섬으로 찾아드는데 최소한 이곳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람만이 미역 채취권을 얻을 수 있다. 물살이 세고 거칠어 양식업을 할 수 없는 맹골도에서 주민의 소득원은 미역 채취 외에 텃밭을 가꾸는 수준의 농사와 톳·김·청각 등을 채취하고 물고기를 잡아 파는 것이 고작이다. 섬 주변으로 해삼과 전복도 널려 있지만 주민들의 나이가 많아 물질을 할 수 없으니 언감생심이다. 

기자명 김민수 (섬 여행가) 다른기사 보기 editor@sisain.co.kr
저작권자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