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을 잘 불지 못한다. 괜히 기분이 좋아져 휘파람이라도 불고 싶은데 언제나 내 입에서는 김빠진 소리만 새어나올 뿐이다. 괜찮다. 주변에 도움을 구한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기억회로를 최대로 가동해 휘파람이 인상적인 곡들을 쭉 떠올려본다. 빌리 조엘의 ‘더 스트레인저(The Stranger)’, 시티즌 제인의 ‘소 새드 앤드 얼론(So Sad And Alone)’, 제목 자체가 휘파람인 플로 라이더의 ‘휘슬(Whistle)’ 등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이상하게 손이 가질 않는다. 이제는 좀 지겨운 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곡을 찾다가 앤드루 버드의 ‘시시포스(Sisyphus)’를 발견한 건 어쩌면 운명이었으리라. 앤드루 버드는 미국 출신 싱어송라이터다. 여러 악기를 다루는 것으로 유명한데 휘파람도 기가 막히게 잘 분다. 유튜브에서 ‘The Whistling Caruso’라고 한번 쳐보라. 진짜 인간이 휘파람 부는 건지 의심이 들 거라고 장담할 수 있다. 그가 올해 3월에 발표한 곡 ‘시시포스’도 마찬가지다. 그리스 신화 속 시시포스가 어떤 인물이었고, 지옥에서 어떤 형벌을 받았는지 알고 가사와 함께 감상하면 더욱 흥미로운 노래이기도 하다. 앤 마리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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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사랑한다면 그처럼 간절하게 [음란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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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또 듣고 미친 듯이 또 듣다 [음란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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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탁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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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한 음악가의 날카로운 유머 [음란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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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탁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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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젊은 스티비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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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순탁 (음악평론가∙〈배철수의 음악캠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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