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두어 달, 퇴근 후에 학원을 다녔다. 영상 편집 프로그램 프리미어, 애프터이펙트를 배웠다. 그게 처음 시작이었다. 계기? 모르니까 너무 답답했다. 〈시사IN〉 유튜브 계정(youtube.com/sisaineditor)에 올라갈 영상을 만들기 위해 외부 영상 편집자와 일을 할 때였다. 어찌어찌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는데, 예상보다 일이 더뎠다. 영상 편집자에게 너무 과한 요구를 한 걸까. ‘어떻게 해달라’ 말을 꺼내기도 어려웠다. 알아야 일을 시키지. 학원을 다녔고, ‘간당간당한’ 수준으로 마쳤다.

얼마 후, 디지털콘텐츠팀이 신설되고 팀장을 맡게 됐다. ‘뭐라도 해보자’는 심사로 시작했는데,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는 게 문제였다. 외부 강좌를 듣고, 다른 언론사에서 관련 업무를 하는 이를 사내 공부모임에 초청해 배웠다.

팟캐스트 〈시사인싸〉부터 제작했다. 인쇄 매체에서 영상 소스를 구하는 게 쉽지 않아 보였다. 사진기자에게 매번 영상을 찍어달라 할 수도 없고. 팟캐스트부터 만들다 보면 어떻게 되겠지 싶었다. 처음부터 디지털콘텐츠팀의 ‘팀훈’은 ‘맨땅에 헤딩’이라고 마음먹었다.

ⓒ시사IN 양한모

홍대 부근 녹음실을 빌려 몇 차례 녹음을 했을 즈음. 어느 날 보니 녹음실 벽에 핸드폰 거치대가 붙어 있는 거다. 핸드폰 공기계 한 대를 걸고, 〈시사인싸〉 녹음하는 모습을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음성만 올렸을 때보다 조회 수가 3배나 늘어났다(그래봐야 숫자는 미미하지만). 촬영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그다음에는 캠코더 두 개를 더 가져다가 찍기 시작했다. 일은 점점 커지는 법. 공간이 좁아 카메라 각이 마음이 안 찼다. 사내 회의실에서 녹음하고 촬영하자고 했다.

슬슬 유튜브 스트리밍 기능에 욕심이 생겼다. 준비도 안 한 상태에서 ‘편집국의 마감 현장을 생중계하자’고 제안했다. 그때만 해도 핸드폰으로 촬영하다 보면 90분가량 지나면 발열로 버퍼링이 생길 줄, 마이크를 제대로 안 쓰면 소리가 작게 들릴 줄 몰랐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7월4일, 밤 9시부터 두 번째 ‘〈시사IN〉 마감 생중계’를 한다. 몇 주 연속으로 해볼 계획이다. 독자 분들, 접속해주시라. 노트북을 수레에 싣고 유튜브 생방송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는 오늘도 ‘맨땅에 헤딩’ 중이다.

기자명 차형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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