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방향 좌우할 3월22일 주주총회 이종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정몽구 일가와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이 3월22일 열리는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의 주주총회에서 다시 격돌할 전망이다. 이미 엘리엇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구조개편 시도를 좌절시킨 바 있다(〈시사IN〉 제558호 ‘현대차 가는 길에 엘리엇이 나타났다’ 기사 참조). 엘리엇이 요구하는 배당금 규모가 가장 뜨거운 쟁점이다. 그러나 이 싸움은 궁극적으로 현대차그룹의 운영 방식에 대한 것이다. 엘리엇은 현대차에 5조8000억원, 현대모비스에 2조5000억원을 배당하라고 요구 중이다. 모두 8조3000억원. 현대차가 지난해 벌... 나는 이렇게 ‘주식 댓글 조작 부대원’으로 일했다 나경희 기자 회사는 스펙을 보지 않는다고 했다.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금융 애널리스트가 꿈이었던 최두성씨(가명·28)는 그 말을 믿고 ‘애니스탁’에 입사했다. 애니스탁은 유사투자자문업체 중 하나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주식 방송을 하는 회사다. 유사투자자문업체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투자 상품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 일대일 상담이 가능한 투자자문회사와 달리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만 조언할 수 있다. 대신 금융위원회에 단순 신고만 해도 영업을 할 수 있다.2017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약 9개월 동안 “나는 주식방송 댓글부대원이었다” 김은지·나경희 기자 ‘단기 목표+30%, 암학회 최대 수혜주 공개! 방송 종료 이후 21~22시, ※검색창에 히든스탁을 입력하세요!’ 3월6일 저녁 8시에 시작한 머니투데이방송 프로그램 〈히든스탁〉 말미에 나온 자막이다. 자칭 ‘업계 최고 증권 전문가’가 나와 추천하는 종목을 맞히는 식으로 평일 저녁 매일 진행된다. 힌트를 준 다음, 정답을 알고 싶으면 방송 직후 시작되는 온라인 무료방송에 접속하라고 여러 차례 홍보했다.텔레비전 방송을 하면서 굳이 온라인 방송으로까지 사람을 따로 불러 모으는 이유는 뭘까. 방송에서 알려주는 대로 인터넷에서 ‘히든스탁’ 탄력근로제 합의가 뭐기에… 전혜원 기자 문재인 정부 첫 ‘사회적 대화’의 결과물이 나왔다. 사회적 대화란 정부와 기업, 노동자 대표가 참여하는 공식·비공식 협의를 의미한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는 지난 2월19일 탄력근로제 최장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합의를 둘러싼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었다. Q. 탄력근로제란 무엇인가? A. ‘탄력적 근로시간제’, 말 그대로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제도다(근로기준법 제51조).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노동자에 대해 1... 시사IN 제601호 - MB 사저의 100시간 고제규 편집국장 • 편집국장의 편지 REVIEW IN • 독자IN/독자와의 수다·퀴즈IN • 말말말·이 주의 그래픽 뉴스 • 기자들의 시선 • 포토IN/저 안경은 무엇을 봤을까 COVER STORY IN MB 사저에서 보낸 100시간의 기록 궁금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법원이 정한 보석 조건을 잘 지킬까. 〈시사IN〉은 100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논현동 MB 집 앞을 지키면서 이 모든 과정을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이 집을 지켜보는 눈이 한때 1000명까지 늘어났다. • MB 2심 재판 관전 포인트 ISSUE IN • 전두환 사전에 사과와 ...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은 MB 조남진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 349일 만에 서울 논현동 집으로 돌아갔다. 3월6일 2심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이 청구한 보석을 조건부로 허가했다. 보증금 10억원 납입과 논현동 집으로 주거 제한, 배우자와 직계혈족과 그 배우자, 변호인 이외 접견과 통신 금지 등이 조건이었다. 관할서인 강남경찰서장이 하루에 1회 이상 확인해 법원에 통지하게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보석 조건을 준수하는지 사실상 확인하기 어렵다며 법원의 결정을 비판했다. 3월7일 그의 집에는 대낮인데도 흰색... ‘채소 공항’과 예타 면제 이강국 (리쓰메이칸 대학 경제학부 교수) 일본에는 이른바 ‘채소 공항’이 있다. 1990년대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토건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농림수산성은 농촌의 채소를 도시에 실어 나르겠다며 공항을 건설했다. 물론 이 공항들은 비행기 대신 파리만 날렸다. 트럭을 사용하여 채소를 운반하는 것이 훨씬 비용이 낮았기 때문이다.지난 1월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여 각 지역에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를 보고 채소 공항 생각이 났다.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비효율적인 사업에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수도 우리 곁에는 늘 천사가 있나니 이루리 (작가∙북극곰 편집장) 할아버지는 지금 병원에 있습니다. 내가 병원에 놀러 가면 할아버지는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얘야,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못했단다….”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난 아침마다 큰 광장을 가로질러 학교에 갔지. 광장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천사 동상이 있었단다. 난 그 동상을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어. 학교 가느라 너무 바빴고 가방이 무거웠거든. 어떤 날에는 하마터면 버스에 치일 뻔했단다. 그때만 해도 차가 별로 없었는데도. 학교까지 가는 길은 꽤 멀었고 길에는 움푹 파인 구덩이도 있었어. 으슥한 곳도 있었지(... 저널리즘의 신 [새로 나온 책] 시사IN 편집국 금융과 회사의 본질 김종철 지음, 개마고원 펴냄 “(주식회사는) 재산권과 계약권의 이종교배다.” 구멍가게 주인인 철수는 가게가 망하면 그로 인한 빚을 모두 갚아야 한다. 글로벌 법인의 대주주인 이 아무개씨나 정 아무개씨는 그 회사가 망하거나 엄청난 사고를 쳐도 채무에서 손해배상까지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 ‘유한책임’이란 제도 덕분인데, 상식과 어긋나지만 아주 일상적으로 시행 중인 제도다. 우리는 저런 제도에 대해 개인적으로 납득되지 않아도 그냥 순응하고 넘어간다. 금융과 회사라는 우리 사회의 가장 기본적 질서를 구성하는 지... 아이에게 아직 친구가 없다면 김소희 (학부모∙칼럼리스트) 새봄, 학부모 처지에서는 어떤 교사를 만날까 궁금하지만 아이들은 머리가 굵어갈수록 ‘선생님은 어차피 선생님. 거기서 거기’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올해 중학교에 진학한 내 아이를 봐도 그렇다. 첫날 학교에 다녀온 뒤 같은 반에 어떤 친구들이 있는지부터 줄줄 읊는다. ‘아는 아이’ 위주다. 희비가 갈린다. 친한 친구와 같은 반이 되면 세상 다 얻은 것처럼 든든하고, 옆 반이나 하다못해 같은 층이라는 사실이라도 꼽으며 안심(하고자) 한다. 앞으로 몇 년간 내 아이를 키우는 8할은 친구일 것이다. 혐오 문화가 원초적으로 작동하는 ...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어쩐지 피하고 싶다 강홍구 (사진가·고은사진미술관장) 어린 시절 태극기는 늘 높은 곳에 있었다. 학교 국기 게양대 꼭대기에서 바람을 받아 펄럭였고, 교실 안에서는 급훈과 교훈 사이 좀 더 높은 곳에 걸려 늘 우리를 내려다보았다. 국기에 대한 맹세와 국기 하강식은 일종의 족쇄였다. 길을 가다가도 국기 하강식을 한다는 장엄하고도 무미건조한 음악이 울리면 길가에 ‘국기에 대한 맹세’ 낭독이 끝날 때까지 부동자세로 서 있어야 했다.그래서 태극기에 대한 기억은 별로 행복하지 않았다. 저 멀리 높은 곳에 걸려 있으며 늘 우리의 몸과 마음을 구속하는 기호이자 상징물이었다. 국기에 대한 맹세에 나오 “너만 사진 찍냐” 특종을 부른 한마디 [취재 뒷담화] 고제규 편집국장 순간포착 비결은? 자리싸움과 기다림. 김정은 국무위원장 도착 하루 전인 2월25일부터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뻗치기 시작. 전 세계 기자들과 경쟁했을 텐데? 1라운드는 사다리 높이 경쟁. 일본 방송 카메라 사다리가 가장 앞자리에 있고 높았죠. 국내 한 언론사 사진기자가 일본 기자 사다리보다 더 높은 5단 사다리를 현지에서 구매. 국내 기자들 모두 그 기자에게 구매처 문의. 2라운드는 사다리 구매 경쟁. 랑선성 한 마을에 있는 5단 이상 사다리를 한국 기자들이 몽땅 사다시피 했죠. 3라운드는 무작정 기다리기. 사다리를 놓고 자... 두 번 보면서 더 좋아하게 된 영화 [더 와이프]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어슴푸레한 새벽녘, 전화벨 소리에 깬다. 발신지가 스웨덴이라는 걸 확인하자마자 남편이 말한다. “다른 전화기로 제 아내가 함께 들어도 될까요.” 얼른 서재로 건너가 수화기를 드는 아내.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셨어요.” 이어지는 장면에서 남편 조셉 캐슬먼(조너선 프라이스)은 침대 위에 올라가 어린아이처럼 방방 뛰고 있다. “내가 노벨상을 탄다네~. 내가 노벨상을 탄다네~.” 노래를 부르며 좋아하는 남편의 손을 잡고 함께 뛰던 아내 조안(글렌 클로스)이 갑자기 멈춘다. 잠시 남편 ... 독자와의 수다 남문희 기자 독자 번호:118030516 이름:박미정(33) 주소:베트남 호찌민시 빈타인군 같은 직장에 다니는 친구가 놀렸다. 상식이 없다고. 뭐라도 좀 주면서 놀리라고 했더니 〈시사IN〉을 소개해주었다. 아예 6개월간 함께 공부했다. 매일 출근하기 한 시간 전에 만나 스터디를 한 것이다. 처음에는 친구가 주로 설명을 했다. 6개월이 지나자 바뀌었다. 뉴스를 보지 않고 살았는데 세상일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박미정씨 얘기를 들으며 뿌듯했다. 〈시사IN〉이 그의 변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았다. 박씨가 〈시사IN〉을 접한 지 4년이 ... 기사 후~폭풍 남문희 기자 〈시사IN〉 유튜브 채널로 중계된 ‘MB 사저의 100시간’ 라이브 방송이 SNS에서 ‘터졌다’. 뻗치기를 하는 기자들과 함께 100시간을 함께한 독자들도 적지 않았다. 독자들은 자신의 SNS 계정에 동참 인증 글을 남기기도 했다.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에서 응원 글이 쇄도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을 다룬 제599호 커버스토리 ‘세기의 담판 이렇게 엇나갔다’ 기사에 대한 독자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포털사이트 다음에는 “국내 언론 어디서도 내놓은 적 없는 훌륭한 분석 기사이다” “깊이 있는 기사에 전반적인 힘의 구도까... 전문가다운 전문가가 직업병 판정하라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직업병 판정은 근로복지공단 질병판정위원회에서 한다. 필요한 경우 역학조사를 하기도 한다. 직업병이 불승인되면 재심사를 청구하거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시 판단받을 기회가 있다. 이 과정에는 의사, 산업위생사, 법조인 등 여러 전문가가 참여한다.2009년, 뇌종양에 걸린 27세 여성이 산재 신청을 했다. 열아홉 살에 LCD 제조업체에 들어가 6년간 일하다가 무월경이 지속되어 퇴사했다. 그 여성은 납을 포함한 화학물질을 취급하면서 천 마스크와 얇은 비닐장갑을 끼고 작업하거나 맨손으로 만지기도 했고, 환기장치는 근처에 없었다고 했다. 이에 ‘묻지 마 건강검진’에 유전자 검사까지? 김명희 (시민건강연구소 상임연구원) 하루는 부모님 댁에 갔더니 두꺼운 파일 뭉치를 내놓으면서 이게 다 뭔지 설명 좀 해달라신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정기 검진에 돈을 보태 모처럼 종합검진을 받으셨다는 것이다. 파일 뭉치는 결과표였다. 아무리 장롱면허라지만 그래도 딸이 의사인데 물어보지도 않고 엄마 마음대로? 검진기관 주소를 보니 심지어 가깝지도 않네? 혼자 여기를 어떻게 가신 거야? 알고 보니 검진센터에서 미니버스를 보내주어 동네 어르신들이 같이 다녀오셨단다. 뭔가 더욱 찜찜한데? 아니나 다를까 파일을 펼쳐 결과지를 넘기다 보니 아드레날린이 서서히 상승했다... “내일 식당 쉽니다 숙취가 심해서요” 환타 (여행작가·<환타지 없는 여행> 저자) 인도 바라나시에 ‘구미코 하우스’라는 곳이 있다. 인도인 남자와 일본인 여자가 운영하는 싸구려 숙소다. 일본인 여행자 미즈키를 만난 건 구미코 하우스의 도미토리에서였다. 지독하게 더럽고, 묘하게 편안한 그 숙소에서는 다 같이 누워 발가락을 까딱이며 ‘아무 말 대잔치’를 벌일 수 있었다. 사실 이 집의 장점은 그게 다였다. 시간이 솜털처럼 끝없이 이어지리라 믿었던 시절이기에 가능한 여행이었다. 어느 날 미즈키가 말했다. “환타, 일본에 와보고 싶지 않아?” “일본? 거기 너무 비싸잖아. 내가 돈이 어딨어. 돈 있으면 여기 이러고... 행동하는 연예인, 보통 사람 김동완 랜디 서 (대중음악 평론가) 신화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H.O.T.와는 달리 신비주의를 내세우지 않은, 친근함으로 인기를 모은 아이돌이다. ‘보통 사람’처럼 구는 아이돌. 그게 역설적으로 신화를 특별하게 했다. 여섯 멤버 중 한 명인 김동완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그는 한술 더 떴다. 그의 탈아이돌적인, 보통 사람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단적인 일화가 있다. 아이돌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가 1998년에 열린 첫 팬 미팅 때 던진 “신화는 여러분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이다. 현장은 요즘 말로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안익태는 애국자여야 했을까 [독서일기] 장정일 (소설가) 올해 나온 책 가운데 이해영의 〈안익태 케이스〉(삼인, 2019)만큼 언론에 많이 소개된 책은 없다. 이 책은 〈조선일보〉를 뺀 중앙의 모든 일간지가 큰 비중으로 기사를 쓰거나 지은이와의 대담을 실었다. 그런 끝에 이 책과 저자는 공중파 텔레비전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에까지 진출했다. ‘국가 상징에 대한 한 연구’라는 부제를 단 이 책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기 좋은 폭발력 있는 화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한 줄로 요약하면 ‘애국가를 만든 사람에게 애국심이 없었다!’ 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