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가 진출한 것은 1998년. 경기력 향상과 팀 간 전력 평준화를 위해서였다. 야구 기자들이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외국인 선수(초창기 재일동포 선수 포함)로 꼽은 ‘흑곰’ 타이론 우즈가 한국 땅을 밟은 것도 이해였다. 2002년까지 두산에서 뛴 우즈의 데뷔 성적은 놀라웠다. 홈런 42개를 쳐내며 그때까지만 해도 장종훈 선수가 갖고 있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1992년 41개)을 갈아치웠다. 프로야구 사상 첫 번째로 시즌·올스타전·한국시리즈 MVP를 모두 수상하는 기록도 남겼다.

외국인 투수 기록은 야구 기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꼽은 다니엘 리오스가 석권하다시피 했다. 2002년부터 6년 동안 KIA,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외국인 선수 기록으로 통산 최다승(90승), 시즌 최다승(22승), 통산 최다 탈삼진(807개) 등을 갖고 있다. 이 밖에 펠릭스 호세(롯데), 제이 데이비스(한화) 등이 인상적인 외국인 선수로 거론되었다.

ⓒ연합뉴스 동아일보타이론 우즈(왼쪽)는 ‘흑곰’으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재일동포 장명부(오른쪽)가 세운 한 시즌 최다승(30승) 기록은 아직까지 깨지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가 등장하기 전에는 재일동포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KBO에서는 흥행을 위해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여름부터 재일동포 선수 영입을 준비했다. 삼미 슈퍼스타즈의 성적이 워낙 처져서 보강책이 필요하기도 했다.

장명부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 30년사에 빼놓을 수 없는 기록을 남겼다. 1983년 삼미 시절에 30승16패6세이브라는 기록을 남겼다. 단일 시즌 최다승으로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낙천적 성격과 잦은 빈볼 시비 등으로 ‘너구리’라는 별명을 가졌던 장명부. 시즌 최다승뿐만 아니라 시즌 최다패(25패)를 기록하는 등 성적이 도깨비 같았다. 삶도 들쭉날쭉했다. 마약 사건으로 구속돼 프로야구계에서 영구 제명되었고, 일본에 건너가 택시운전을 하고 청각장애인 야구단 코치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비운의 사내는 2005년 4월에 자신이 운영하는 일본의 마작하우스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병사(病死)였다.

기자명 차형석 기자 다른기사 보기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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